일상2016. 3. 15. 17:43
누구가 xx암 초기라고 한다.
덜컥 겁이 났다. 혹시 나도?
......

많이 아픈 곳 없는(비교적 건강한) 보통의,
일반적인 사람들의 반응이 설마 다 저런 건 아니겠지?

지인의 블로그에서 이런 내용의 글을 보고,
신선한 충격(?)을 받았다.
남이 무슨 병에 걸렸다고 나도 그럴까봐 겁이 난다니...
너무나 생경한 반응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상했는데,
가만히 생각해보니...
이런 경우엔 나 빼고 다 저러는 것 같다.
'혹시 나도?'하는 의심이, 건강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다들,
예민하고 극렬하다.

나야 뭐,
나보다 더 아픈 사람을 주위에서 찾아볼 수가 없으니
(나만큼 아프면 거의 다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.
내가 어찌 아직까지 살아있는지 나도 그저 신기하이. 아픈 걸로 따지면 최상위권.)
누가 무슨 병에 걸렸다고 해도, 그 병에 걸린 사람의 안위가 우선이지,
나도 혹시? 라는 생각은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 늘 처해왔던 터라,
저런 반응이 신기하고 이상하고...... 
한숨이 나온다.

다들 그렇게 다, 오래 살고 싶어하는구나.
남이 걸린 심하지 않은 병에도 나도 그럴까봐 덜컥 겁이 날만큼.

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어쩌지도 못하고 붕 떠있는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는 나로선,
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워서 그다지 계속 살고 싶진 않은데 죽지는 않고 있어서 그냥 목숨만 유지하고 있는 나로선,
이 세상 뭐가 그리 좋아서 오래 살고 싶나,
진심으로 그런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.



나는 항상, 수술실 들어갈 때마다 전혀 떨리지 않았는데.

그러고보니 나, 죽고싶어하는 건지도......

모르겠다.


Posted by 지연좀비